내일을 위해선
오늘 꼭 자 두어야 한다는
명제가 생긴 뒤부터
잠을 이루지 못한다
까맣게 잊었던 사건들이
대양의 원양어선처럼
순서 없이 밀려 와
그물을 치면서 나를 고문한다
희망없는 꿈은 낚이지 않는다는
확신으로 반복되던 확신들이
그물 틈새로 빠져나가
어제의 일들까지 불러 모아
내일로 흐른다
언제부터인지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나의 나
고국의 그리운 얼굴들 덕분으로
겨우 얻은 새우잠
곧 새벽이 밝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