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창문 너머

조두환 2022. 3. 26. 16:18

방 안

카세트 녹음기에는

대학강단을 떠나면서 남긴

칼 야스퍼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연신 회전하고 있다

 

창문 너머

니체가 강의했다던

대학 강의동이

무심하게 서 있고

그 뒤뜰에는

말없이 짙어만 가는

푸른 지성의 숲

 

저 아래로

흐르는 라인 강

오솔길 따라

사람은 가도

항상 그대로인 세상

 

동이 트면서

언덕배기 기숙사 창가를

강타하는 차소리

낭만보다 더 가쁜

삶의 숨소리

자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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