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외국어

조두환 2022. 3. 26. 15:57

말을 할수록 외롭다 하여 외국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서툰 외국생활의 하루하루

마음과 뜻이 만나지 못하니

항상 외롭다

 

터지는 웃음소리도 나의 기쁨이 아니다

헤아리는 숫자들도 나의 숫자가 아니다

느끼는 고독들도 나의 고독이 아니다

만나는 사람들도 나의 사람이 아니다

 

책이나 연필이나 종이나

두들기는 계산기마저도

모두 날 버리고 간 외딴 섬에서

자갈밭의 수레처럼 덜걱이는

나의 커뮤니케이션

 

새로운 소리를 들어야 한다

새로운 가슴을 만들어야 한다

낯선 이국의 한 구석에서

나의 영혼에 색깔 없는 그림자를

열심히 드리우게 해야 한다.

 

'나그네의 발걸음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 못 이루는 밤  (0) 2022.03.26
창문 너머  (0) 2022.03.26
스위스 말  (0) 2022.03.25
단단한 고독  (0) 2022.03.24
별이 될 수 있을까  (0) 2022.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