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어 안 될 일 별로 없는데 나 꼭 있어야 한다는 자만심으로 머리엔 안개가 자욱하다 망상이라는 너울에 갇힌 채 사사건건 겨루고 다투다 그만 무너지고 만다 나를 항상 내세우다 보니 나의 약한 곳 제대로 보지 못하고 앞으로만 나아가려 하다 뒤물러설 때를 놓치고 막힌 길목에서 허둥대다가 그만 무너지고 만다 눈앞의 모이만 바라보다가 사람 손에 잡히는 새처럼 새하얀 어리석음에 스스로 갇히지 말자 앞과 뒤, 그리고 옆을 가늠하면서 바람 잘 통하는 시원한 곳에 나를 항상 자유롭게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