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넝쿨 어느 명문학교가 남기고 간공원 안 묵중한 벽돌집담쟁이 넝쿨이 무성하게온몸을 감싸고 있네 햇빛 쨍쨍하면 바람 소리로비가 오면 물방울 소리로철 따라 새 옷 갈아입히며깐깐하고 모난 얼굴 덮어주는동그라미 마음 세상을 이겨 먹겠노라고회색 거리로 뛰쳐나간 철부지 제자들을다시 푸르름 속으로 불러들이려나인자한 구렛나루 선생님의 미소오늘도 텅 빈 공원을 지키고 있네. 옥인동 가는 길 2026.02.18
동백 뱃고동 소리 울려 퍼지는남도 바닷가간간한 갯바람에 몸을 흔들며함박눈 흩날리는 하늘을 향해뜨거운 인고의 소망 쌓아 올리는 기다림의 꽃 겹겹 선분홍 꽃잎에노란 꽃술 가슴에 품고두툼하고 매끈한 이파리 베게 삼아양지바른 햇살에 언 몸 녹이며세상에서 제일 포근한 잠 이루다가꿈속에서해안길 따라 먼길 떠나는외로운 나그네의 품에 안기어언제 어디라도 못 가는 데 없는바람 같은 꽃 동박새 울음소리 아련히 들리는 날이 세상 다 살았노라 생각되는 때마음 속 결기와 품위와 사랑을 모아송이째 몽땅자유의 이름으로 몸 사르는해방의 꽃. 옥인동 가는 길 2026.02.07
사직공원 돌담 넘어 큰 강물이 흐른다차 소리 물결 되어 출렁이는숨 가쁜 새날의 거리 담장 안 사직단에는정적이 고여 있다순수 원초의 꿈이 사는단군성전 영원무궁한 샘터나라의 풍년과 안녕을 비는모든 바람의 잔잔한 샘물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소음 속 회오리에서 빠져나와둘레를 맴돌다가 가만히으스름 걷어내고물비늘 옹달샘에 목마름 달래며새로운 세상을 그린다. 옥인동 가는 길 202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