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봉우리마다
적막이 깃들고
모든 나무 우듬지 위에선
숨소리조차
느껴지지 않으리
새들도 지저귐을 멈춘 숲 속
그래 기다릴지라. 곧
너도 쉼을 얻으리라.
Wanderer's Nachtlied
Über allen Gipfeln -
ist Ruh’, -
in allen Wipfeln -
spürst du -
kaum einen Hauch; o
die Vöglein schweigen im Walde. o
Warte nur, balde o
ruhest du auch. o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가 1780년 9월 6일 튀링겐의 일메나우 숲 속 키켈한에 있는 어느 사냥꾼의 오두막에 묵으면서 벽 널빤지에 쓴 시. 시인은 세상을 떠나기 반년 전인 1831년 8월 27일 손자 둘을 데리고 그곳을 다시 찾는다. 색이 발해 거의 알아볼 수 없게 된 시구를 읽던 82세의 노시인.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흥건히 고인다. 그리고는 “그래, 기다릴지라. 곧 너도 쉼을 얻으리라.”라고 중얼거린다. 침묵에 잠긴 저녁 풍경이 우리 가슴에 전해진다. 숭고한 감정을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평화에 대한 희망이 노래 불리어진다. 모든 시선이 꼭대기, ‘산봉우리 Gipfel’, ‘나무 우듬지 Wipfel’에 고정된다. ‘쉼 Ruh’이란 어휘는 단순한 음향이지만 모든 소리가 멈춘 적막 속의 원초 세계이다.. 시인의 즉흥적 체험이 하나의 체험영역을 넘어서 영원한 인간의 영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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