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꽃말

조두환 2022. 3. 24. 16:23

그냥 붙여진 이름은 아니려니

겹겹 꽃잎 안에 쌓인

소리 잃은 이야기들

낱말로 자라나

마음에 꽃을 피운다

 

밀려드는 근심

땅속에 묻고

끝내 잊을 수 없는 것들은

긴 줄기로 자라나

납죽한 미소로 앉아서

견디고 견디어 지켜낸

빽빽한 침묵 모두

 

서로 기대고 포개어지며

자기 설 곳을 찾는다

슬픔이 구름처럼 몰려 와도

웃음으로 키워져

얼굴에 가득 드리우리니

낱말들은 저마다 향기를 품고

꽃잎으로 피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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