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어둠의 강 저편

조두환 2022. 3. 23. 17:39

꼬부리고 잠을 자고나니

가슴에 달려 있던

멍에들이 사라졌다

꿈길에 거친 바람 불고

망각이 햇살처럼 쏟아질 때

나를 어디에 벗어놓았던가

 

어둠의 강 저편

시간의 여물을 씹으며

사념의 숲을 걸을 때

자작나무 숲 사이에서

샘물을 마신다

목마름을 달랜다

 

일상의 낱말들이

민들레 꽃씨처럼 퍼진

들길을 걸으면서

답장 잃은 안부편지같이

쑥스러이 매달려 있는 꽃술을 보네

어둠 짙은 꿈속에서는

진정 밝다고 하는 것도

어두워지기 위한 것임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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