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에 젖는
요코하마 부두
저 지평선 위로
하늘의 먹구름 내려와
넘실대는 먹물바다
세상 열리던 날
혼돈과 어두움의
거친 물굽이
오가던 순항유람선도
섬처럼 멈춰 섰다
동이 트자
닫혔던 하늘 문 열리고
태양도 제자리 찾아
밝은 미소 지으니
온 누리 온 빛깔
가슴 펼치는 바다
아, 이 세상 첫 그리움
동방의 꿈과 서방의 빛
파도로 밀려와 만나던 곳
붓길 마르기 전
캔버스의 바탕칠처럼
오늘도 그때의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