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요코하마의 아침

조두환 2022. 3. 20. 13:29

도쿄 지하철 거미줄망 끄트머리

항구도시 요코하마에 이르니

뒤섞인 파도소리와 바다냄새

꼭 서울 떠나 인천쯤 온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나로소이다 하는 건가

하늘은 갑자기 별난 표정을 짓더니

비바람 먹구름 밤새 요동친다

아침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애교 넘치는 일본여인의 눈읏음으로

항구의 구석구석을 찬찬히 안내해 준다

평소 알고 있던 일본이 걸어가고

평소 모르고 있던 일본이 웅크리고 있다가

눈길을 먼 곳으로 이끌고 간다

땅도 하늘만 못할 것 없다는 듯

수평선 너머 태평양을 순하게 내보이니 

구름 같은 항구의 꿈이 얼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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