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지하철 거미줄망 끄트머리
항구도시 요코하마에 이르니
뒤섞인 파도소리와 바다냄새
꼭 서울 떠나 인천쯤 온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나로소이다 하는 건가
하늘은 갑자기 별난 표정을 짓더니
비바람 먹구름 밤새 요동친다
아침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애교 넘치는 일본여인의 눈읏음으로
항구의 구석구석을 찬찬히 안내해 준다
평소 알고 있던 일본이 걸어가고
평소 모르고 있던 일본이 웅크리고 있다가
눈길을 먼 곳으로 이끌고 간다
땅도 하늘만 못할 것 없다는 듯
수평선 너머 태평양을 순하게 내보이니
구름 같은 항구의 꿈이 얼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