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마로니에

조두환 2022. 3. 8. 12:53

나 혼자가 되면

가만히

세상이 와서

내 앞을 지나가네요

낯선 숲길 한 구석

오가는 모든 것들과

눈길 주고 받으며

파릇한 웃음 터뜨리노라면

이파리 하나하나

작은 그림자 속에서

세상의 진리

모두 다 볼 수 있네요

 

가만히

나 혼자가 되면

해와 달

눈과 비

새와 바람

오묘한 움직임 따라

내 꿈도 더불어 흘러가네요

이제는 잃어버린 나의 땅

그리움의 자락 속에서

먼 옛날 샹젤리제 길목 지키던

신사의 휘파람소리까지

모두 다 들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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