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가 되면
가만히
세상이 와서
내 앞을 지나가네요
낯선 숲길 한 구석
오가는 모든 것들과
눈길 주고 받으며
파릇한 웃음 터뜨리노라면
이파리 하나하나
작은 그림자 속에서
세상의 진리
모두 다 볼 수 있네요
가만히
나 혼자가 되면
해와 달
눈과 비
새와 바람
오묘한 움직임 따라
내 꿈도 더불어 흘러가네요
이제는 잃어버린 나의 땅
그리움의 자락 속에서
먼 옛날 샹젤리제 길목 지키던
신사의 휘파람소리까지
모두 다 들을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