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억새밭에서

조두환 2022. 3. 8. 12:05

구부정 휘인 허리에

하얀 수염 날리는 노인

노을자락 펼쳐서

황금물감 온몸에 들여도

어쩌랴 짙푸른 그날들은

되찾을 수 없거늘

뜨거운 태양아래

소리없이 터뜨리는

은빛 한숨이여

 

하늘에서 내려와

한 세상 소풍놀이 하다가

다시 은하타고 올라가는

억센 터럭발

바람만 만나면

갈잎 너털웃음으로

저리 고개를 흔드는 건

외로워 보이지 않는

진짜 외로움 때문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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