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함지박

조두환 2022. 3. 7. 12:21

결과 무늬 따라

까뀌나 자귀질로

깎이고 다듬어진

고통의 몸단장

오동나무 몸통

움푹 비워낸 속을

자랑스레 내보이랴

 

하여

광 속에서 기다리면서

부름 받으면 언제나

우리에게 달려 와

먹을거리 품어 안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섬김의 천명天命

빛나지 않았더냐

 

이제

새시대 깜짝 신분상승으로

고급 장식장에 들어 앉아

경탄의 눈길 받고 지내지만

때아닌 호강도 

인고의 깊은 세월 덕인줄

잠시라도 잊을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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