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어느 화난 날

조두환 2022. 2. 25. 19:22

얼핏 그가 내던진 말이

호수 위를 튕기는 물수제비처럼

잔잔한 가슴을 친다

칭찬에만 길들어 있던 나

갓 어미 뱃속에서 나온 송아지마냥

안절부절 갈피를 잡지 못하겠는데

그래도 뱃심은 능구렁이

아닌 척 작은 미소로 위장하면서

내미는 작은 앙가픔의 카드

스마트폰에서 그를 지워버리고

기억의 공간을 비워 보지만

어라 갈수록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

한참 후, 마음 속 모닥불이 꺼지고

가슴에 제대로 바람이 통하게 되니

그제서야 더 이상 보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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