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셋방살이

조두환 2022. 2. 24. 11:51

잠시 세들어 사는 이 세상

주인이 나가달라면

언제라도 미련없이 떠나야 하지 않나요

틈틈이 이삿짐을 챙기다 보면

왜 이리 쓸데 없는 것에 붙잡혀 살고 있는지

왜 이리 나날을 안달하며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고 한숨 짓게 되지요

나 없는 나로 살아 온 세상

그러니 일을 당하여 허둥댈 게 아니라

늘 미리 준비하며 사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래야 울타리에 쌓인 뽀얀 먼지 털어내며

쓰러져 있는 나를 바로 세울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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