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빛 햅쌀을 국향에 절여
정한수로 빚는다는
명품 사케 키쿠마사무네*
뽐내는 정성의 전설길을 따라가다가
문득 길 건너 응달밑에
납죽 쪼그려 앉은 일본 집 두어 채
흘리는 눈길에 딸려 오네
얼마 전 도시를 온통 삼키고 간
호된 쓰나미 광풍 머리에 되살려보니
질경이처럼 살아 숨쉬는
이 작고 호졸곤한 하꼬방 놀랍기만 하네
도시의 진정한 전설길 탐사는
바로 이 오뚝이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 菊正宗: 무사 타데 마사무네 가문에서 제조하는 350년 전통의 일본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