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지혜가 하늘에 닿을까
부챗살 추녀 밑에 스민
휘둥그런 미소
미켈란젤로의 '천사'가
날마다 살아서 빛으로 내려오는 곳
무슨 고백을 하기 위하여
어두운 대리석에 발을 딛고
그리도 오래 서 있는 걸까
가야바*의 뜰에서
닭이 울기 전 세 번 부인하리라던 예언에서
한 치도 어긋나지 않은 배반의 사람
그러나 회개 위에 회개를 포개며
진정 가슴을 울리던 그처럼
넘어지고 넘어지면서
푸른 나래 펼치며
우리도 다시 바로 설 수 있을까.
* Caiaphas. 기원 18~36의 유다 대제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