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센 함대를 격파하던
팔레르모* 해전의
핏빛 분노, 거친 파도
세 갈래, 네 갈래
쪼개지는 함성마다
하늘로 오른
구름은 모두 불덩이
롬바르도 로마네스크 성당
저 종각의 기둥 사이로
무너질 듯 내려오는 하늘
꼭대기에 달린 일곱 종들도
나의 기욺을 해칠까보아
소리를 멈추었나
아, 목숨보다 진한 삶으로 죽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실눈 뜨고 들여다 보며
쌓아올린 진리의 탑
그 층계 난간 사이로
뜨거운 가슴은 살아 있어
모든 소리보다 세찬 침묵 속
가슴의 종소리 울린다.
* Palermo.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방의 항구도시. BC 8세기 페니키아 무역상들이 건설,
카르타고인, 로마인, 아랍인의 손을 거쳐, 1063년 피사의 함대가 탈환, 노르만 시대
(1072~1194) 시칠리아 왕국의 수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