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피사의 함성

조두환 2022. 4. 5. 14:50

사라센 함대를 격파하던

팔레르모* 해전의

핏빛 분노, 거친 파도 

세 갈래, 네 갈래

쪼개지는 함성마다

하늘로 오른

구름은 모두 불덩이

 

롬바르도 로마네스크 성당

저 종각의 기둥 사이로

무너질 듯 내려오는 하늘

꼭대기에 달린 일곱 종들도

나의 기욺을 해칠까보아

소리를 멈추었나

 

아, 목숨보다 진한 삶으로 죽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실눈 뜨고 들여다 보며

쌓아올린 진리의 탑

그 층계 난간 사이로

뜨거운 가슴은 살아 있어

모든 소리보다 세찬 침묵 속

가슴의 종소리 울린다.

 

 

* Palermo.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방의 항구도시. BC 8세기 페니키아 무역상들이 건설,

카르타고인, 로마인, 아랍인의 손을 거쳐, 1063년 피사의 함대가 탈환, 노르만 시대

(1072~1194) 시칠리아 왕국의 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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