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굳은 땅의 진실

조두환 2022. 4. 5. 14:40

비스듬히 기운 몸

홀로 버티고 서 있으면

힘들지 않느냐

자꾸만 물어 오지만

말없이 수행해야 할 사명으로

나는 더 없이 기쁘다

 

때가 차면 기울고 말

일월성신 순리 앞에서

흔들리는 지반을 붙잡고

태곳적 굳은 땅의 진실

세상천하에 밝히는

나의 빛은 찬란하다

 

해마다 기울어 가는

나를 보기 위해서

사람들은 내 앞에 모여

몸을 갸우뚱 사진을 찍지만

그래, 이왕이면 나는 

억눌린 자, 넘어지는 자의

슬픔을 달래 줄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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