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나그네의 발걸음으로

조두환 2022. 3. 27. 17:04

이파리를 다 잃고

울고 서 있는 가로수

멍든 하늘의 구름 따라

겨울바람 불면

오랜 기다림마저 흩날려 버릴까

 

머리 위를 지나는 초승달처럼

외로움이 두려워

휑한 거리를 맴돌던 

헐벗은 나무의 추억

 

짓무른 이야기들

다 지워 없애버리고

지난 시간들 다듬어 바로 서면

진정한 가로수로 되살아 날까

혼자 걸어도 외롭지않을

나그네의 발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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