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 사연많은 길목을
끊임없이 오가는 바젤의 전차
시청 광장에 들어서면
으레 사랑방을 찾는
남산골 샌님의 헛기침처럼
한두 번씩 경적을 울린다
대체 누가 그 몸에
순한 풀빛 옷을 입혔을까
장밋빛 시청건물 앞으로
발걸음 들여 놓을 즈음이면
빨간 도화지에 그어지는
초록 줄 파스텔 채색처럼
환한 미소를 짓는 광장
쪼개고 쪼개어도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시간의 도랑에서
잠시 접어둔 책갈피마냥
돌아누운 옛날들이
그대로 일어나
댕댕댕 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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