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왜 이리 조용한지
두꺼운 망각의 너울 속
말없는 긴 세월 때문이려니
슬픈 역사를 들추기가 민망하다
전쟁터라기엔 너무 작아서
목숨도 별게 아니었던가
하지만 바람이 불어대니
성벽 사이사이 상처난 자국마다
원한의 크기 대로 함성이 일고
조바심내던 병사들이 여기저기
잠에서 깨어나 손을 흔든다
성문 열리면 봇물처럼 터져나올
역사의 분노 눈에 어린다.
* Murten(Morat). 스위스의 칸톤 프리부르 호숫가의 옛 성.
1218년 체링겐 대공에 의해 세워져 1476년 부르군트의
칼 대담왕 군대와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