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갓 돋아난 병아리 벼슬처럼
보이는 듯 마는 듯 수줍던
산수유의 노란 미소
목련, 진달래, 나리
덩달아 뛰어나오게 하는
마술사의 손자락 되었네
성큼성큼 자라난 연둣빛 눈망울
산길, 들길, 누리마당 어디든
내 쉴 곳 예 있노라 외치며
수선화, 원추리, 할미꽃
하늘나라 꽃 대궐 잔치 벌이는
봄의 여왕벌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