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민들레의 꿈

조두환 2022. 3. 8. 18:37

꽃마을 장터로 가는

좁다란 길 모퉁이에

좌판 깔고 조그려 앉은

노란 천사들

딱딱한 지하철 통로 가에

텃밭에서 꾸려온 작은 보따리

풀어 내놓고 고개 파묻은 

하얀 머리 노란 얼굴

꼬부랑 할머니

 

숲속 나뭇잎 사이로

새어드는 햇빛을 따라

이슬비에 씻어 말린 

깡마른 가슴

저녁놀에 날리며

바람 보다 가벼운

텅 빈 보따리

기다리고 기다리는

민들레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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