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시대의 바람이 분다
색깔 덧입은 사막의 하늘이
눈물로 바뀌는 문턱너머
붓질 마를 새 없이
펼쳐지는 세상
운명이 검은 날개짓하며
유년의 놀이마당을 무너뜨리고
청소년마저 앗아간 단말마 고통
서른 두번 몸을 에이고 에이다가
마흔 일곱 고갯마루에서 멈춘 삶
차라리 축복이었다 말할 수 있을까
인생길 같이 가던 사람까지도
또 하나의 높은 장애물 되어
꽁지 부러진 잠자리처럼
고독의 수렁에서 허우적일 때
캔버스에 고이는 버건디 핏방울
예술은 그가 안고 잠들 수 있는
마지막 잠자리가 아니었을까.
* Frida Kahlo(1907~1954): 멕시코 여성화가.소아마비, 교통사고, 32번의 수술 등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좌절함 없이 살았고, 강렬한 톤의 색채로 그 삶을 예술로 승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