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프리다 칼로*

조두환 2022. 3. 5. 23:53

마야 시대의 바람이 분다

색깔 덧입은 사막의 하늘이

눈물로 바뀌는 문턱너머

붓질 마를 새 없이

펼쳐지는 세상

 

운명이 검은 날개짓하며

유년의 놀이마당을 무너뜨리고

청소년마저 앗아간 단말마 고통

서른 두번 몸을 에이고 에이다가

마흔 일곱 고갯마루에서 멈춘 삶

차라리 축복이었다 말할 수 있을까

 

인생길 같이 가던 사람까지도

또 하나의 높은 장애물 되어

꽁지 부러진 잠자리처럼

고독의 수렁에서 허우적일 때

캔버스에 고이는 버건디 핏방울

예술은 그가 안고 잠들 수 있는

마지막 잠자리가 아니었을까.

 

 

* Frida Kahlo(1907~1954): 멕시코 여성화가.소아마비, 교통사고, 32번의 수술 등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좌절함 없이 살았고, 강렬한 톤의 색채로 그 삶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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