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으뜸길 세종로
세종대왕의 넓은 가슴과
이순신 장군의 어깨선 따라
육백년 수도 서울의 묵은 숨결
끊임없이 맴돈다
태평세월 기원하는
드넓은 거리에는
관록이 은행나무처럼 자라고
나라의 여론을 한손에 쥔 신문사들이
노련한 기지개를 켜며
오늘을 새김질 하고 있다
모든 출발과 도착이 만나는
국토의 도로 원표석도
이곳에 있으니
모든 시작과 종결이 하나 되는
중심 중의 중심이라
한겨울을 위해 만든
얼음판 위에서 터져나오는
젊음의 함성
그 옆 관청 경비병들의
무거운 침묵과 마주쳐
메아리로 번지는 샛길로
발길을 옮긴다
산다는 것도
집을 나와 세종로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가는
하루 산책길처럼
저마다의 원점을
이렇게 맴도는 것이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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