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빠진 풍선처럼
사람들의 물결 사라지고
비둘기 떼마저 떠나간
텅 빈 광장
운하를 가로지르는
리알토 다리*의 난간 사이로
반짝이던 태양
해바라기처럼
목을 빼고 기다리던
바람결도 손을 놓았다
번잡하던 한낮의 연ㅇ광들이
세상 먼지 다 씻어가버린
검푸른 물결 따라
밤으로 가는 저녁이
허허로운 모습으로 들어와
새로운 축제를 위한
오르페우스의 현을 켠다.
* 베네치아의 중심수로의 400여 개 다리 중
중심을 이루는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