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물결 위 햇살

조두환 2022. 4. 5. 16:21

무겁게 손을 내리는

베네치아의 태양궁전 

세계를 호령하던

영웅들의 함성 사라지고

이제 남은 침묵이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빈다

 

이름 모를 엘레지가

물결 위로 구른다

애처로이 출렁이는 햇살

노젓는 곤돌라의 사공들보다

더 서글픈 가락을 뽑아 들고

차라리 꿈이 된 걸까

물결 위로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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