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턱시도 걸쳐 입고
뒤뚱뒤뚱 짧은 다리로
무대 위에 오른다
짧은 손 흔드니
저 너른 관중석으로
굽이치는 박수갈채
날지 못하는 새의
아픈 숙명일랑
젖은 물기 털어내듯
진저리로 날려버리고
하늘의 뜻으로 살리라
외칠 때마다
출렁이는 세상
아, 그대 땅 끝의 컨덕터
남극의 신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