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마른 바람

조두환 2022. 3. 15. 12:49

메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마른 바람이 분다

누군가 백태 낀 입술과 혀로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텅 빈 바람만

낯선 휘파람소리 되어

되돌아올 뿐

숲에는 정적만이 구른다

눈매 촉촉하던 누이들의

눈물기마저 메말라버린 지금

누군가 세상 밖 슬픈 이야기를 들고 와

같이 울어 줄 사람을 찾아도

모두가 고개를 돌릴 뿐

촉촉하던 입김만 추억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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