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탄생을 위해서는
껍질을 깨는 아픔을
견디어야 한다는
시인의 목소리가
숨 쉬고 있는 마을
해와 달이 날마다
눈 뜨는 골목길에는
멀리 동양에서 온
묵향 지혜가 번지어
가슴꽃으로 피었나
나비와 새들이 찾아든다
맞은 편 담장에 붙은
'기공(氣孔) 훈련' 전단지가
바람결에 나부낀다
광장의 이상한 돌구멍에
머리를 넣고
마음껏 숨을 들여 마신 후
계속 윙 소리를 내면
소리와 사람이 하나가 된다던가
몸 속의 기를 돌리고 돌려
끝없이 걷는 길
우주가 열리고
생명이 태어나는
소리를 듣는다지만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건
잃어버린 나를 찾는 길
헤세가 이룬 꿈
곳곳에 스미어
그리움으로 머물다가
구름다리 타고
동방의 무지갯빛
아련한 꿈 되어
바람결에 날리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