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무 숲향기
내려와 앉은
조신한 마을
입구에서 만나는 <보행자>*
당찬 여인의 발걸음이
섣부른 꿈을
깨운다
소담스런 장터 광장에서
꿈틀대는 겨울
헤세의 생가
아래 위 집들은
뾰족한 박공들을
분수대 물위에 얹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
발길 멈추면
봄바람 소리
개울물 소리
따라와 노니는
맑은 숲길
교회당 언저리에
깊은 발자국
가슴 속 전설로
남는다.
* 칼 에니히 제만(Karl-Ennig Seemann)의 조각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