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이른 봄

조두환 2022. 5. 9. 16:56

찬바람 불 때만 해도

앙상하던 팔과 다리

생끗생끗 어설픈 미소 배우던

아기나무들이 어느 새

울긋불굿 드레스 입고

화려한 외출을 꿈꾸고 있네

 

선 자리 탓하지 않는

나무들의 순한 눈길 따라

따사로운 손길 내리는

해님의 얼굴을 향해

아지랑이 손가락 하늘하늘

이마에 올리네

 

물 오른 나무들은

긴 다리와 허리춤

부푼 가슴 부끄러워

걱정인듯 체념인 듯

얼멍덜멍 눈 감고

너른벌판 지나올

봄을 기다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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