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제네바의 자목련

조두환 2022. 4. 2. 16:58

채근 심한 봄햇살 때문인가

시간들에 부딪는 바람 때문인가

가지마다 스미어 있는 시린 한이 

성급한 옷차림으로 봄맞이를 나왔나

 

차가운 호수를 품어 안은 가슴이

지중해의 바람으로 영그는가

아니면

회심의 미소 얼굴에 스칠 때

아무런 상처도 없이

그냥 꽃으로 피어났나

 

저 먼 세계의 소원들을

모두 얼굴에 담고 있는

자목련 나뭇가지에는

어찌하여

내 고향 동방의 꿈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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