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시간의 마음은

조두환 2022. 3. 3. 15:06

시간은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제 몸 되작이며 끊임없이 간다

갑작스런 일이 생겨도

더 서두르거나 늦추지 않고

하늘이 정해 놓은 간격대로

항상 똑같이 간다

 

시간은 묵언의 수행자

우리가 죽으면

그냥 멈춰 설 것 같지만

어둠 속에서도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도

아무 말 없이 간다

 

시간은 순한 풀잎처럼

마음 대로 부릴 수 있는 것 같지만

순백의 꽃잎처럼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항상 마음은 하늘에 두고

제 홀로 가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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