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고추잠자리

조두환 2021. 12. 29. 15:33

바다의 남빛 물감

높게 물들인 하늘

마지막 여름 햇살이

땅 아래로 깊은 그림자 내리면

빨강 고추잠자리 한 마리

해바라기 둥근 얼굴 위에

잠자리를 편다

 

고추잠자리는 방랑의 꽃

바다와 하늘과 땅을

함께 잠들게 하고

한낮의 꿈 빨갛게 물들여

꽃가루 바람결에

흔들어 깨우는 요정

저기 가을이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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