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울름 대성당*

조두환 2020. 5. 1. 17:41

우람한 몸집

한눈에 담을 수 없어

꼭대기만 올려다보노라니

층층 삼각첨탑 위로

마침 구름이 몰려와

소리 없이 속삭이고 있네

 

둘은 가만히 그렇게

속마음 다 쏟아놓았거나

아예 다 감추었거나

이제는 새하얀 침묵뿐

모든 걸 알고 있을

도나우 강도 완전 시치미네

 

구름은 하늘의 몸알리*

사람 눈길 닿기 힘든 이곳에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성당은 그걸 받아 적으려고

연필심 뾰족이 깎

저리도 높이 서 있는 거네.

 

* 독일 울름Ulm에 있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고딕식 성당(161m)

* 몸알리-매우 친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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