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시간

여행

조두환 2025. 2. 8. 21:28

역전 광장을

줄지어 가고 있는 사람들

대로는 거북이 걸음

대로는 토끼걸음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일상에서 벗어나

홀가분히 나선 거라지만

탈출과 도피라는 등짐 속에는

미처 떨치지 못한 가슴앓이와

삶의 과제들을 구겨 넣어서

자꾸만 무거워지는 발걸음

 

행선지 따라 분류되는

컨베어벨트의 우편물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가는 곳마다 묻고 기다려야 하는

아 묵은내나는 나른함이여

 

진정 자유와 해방의 꽃을 찾으려나

차라리 집에 돌아와

더이상 가야할 곳이 없어져

모든 짐을 내려 놓을 때

바라던 여행은 시작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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