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밤나무 숲 사이
한낮의 햇살 눈부신
나무 둥지 뒤
꽃이 지고 잎이 메마른
핼쭉한 쑥대에 앉아
작은 씨앗 빼먹고 사는
우리를 아시나요
그 모습 안쓰러워
우거진 수풀 속
두툼한 가지 위로
둥지를 옮겨 주신 당신
또르륵 또르륵
목청껏 노래 불러 보지만
어긋나는 가락들
제 노래가 아니어선 줄
당신은 아시나요
바람 부는 숲 속
외진 오솔길에서
시린 날개 파닥이며
나는 누구인가
묻고 또 묻는 우리
새가 연못에 떨어진다고
물고기가 될 수 있나요 되묻는
당신은 우리를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