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거미처럼
끊임없이 줄을 긋는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너와 나를 가르고
너희라는 이름으로
나와 너의 울타리를 두른다
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수많은 만남을 계획하고
수많은 헤어짐도 감행한다
그런 중에 마음 모진 자만이
의기양양 행복이라는
또 다른 줄을 긋는다
아, 그럴수록 한 복판에
우뚝 세워지는 나
고독은 빙빙 팽이처럼 돌고
총총 걸음으로 쓰러지면 알게 될까
우리가 그어놓는 줄이란
향수라는 동그라미뿐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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