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전철안
한낮의 긴장을 내려놓고
멍하니 걸터앉은
맞은 편 사람들
모두가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다음 역에서 우르르 들어선 사람들
선 사람은 선 채로
앉은 사람은 앉은 채로
모두가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튕기고 있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면서
모두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모두가 같은 세상을 살면서
모두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서로 어깨를 맞붙이고 있어도
마음은 구만리장천
스마트폰 안에서
서로 이웃이기를 포기하고
자꾸만 고독의 성을 쌓고 있는
우리는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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