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산티아고 순례길

조두환 2020. 8. 18. 17:17

성 야고보가 영원히 잠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하여

하늘문 열어 둔 슈파이어 돔* 앞

영구한 도성이 없는 이곳을 떠나

장차 올 영원한 것 찾아 나서는*

가시밭 출정길

 

가는 길은 마음의 행로

소롯이 숨을 내쉬며

조금씩 조금씩 

황소 발걸음 내딛으며

내안의 강고한 나를 허물어

작은 구름기둥 띄울 수 있을까

 

지난날의 시름과 아픔

지중해 저 하늘 위 먹구름 되었다가

굵은 빗줄기로 다 쏟아져 내리고

가슴에 고인 마지막 눈물

덤불숲새 새벽이슬로 남아

끝까지 이 발길 지켜주리라.

 

 

* 독일 남서부에 있는 고도시로 순례의 출발지. 

  10세기에 세워진 돔(대성당)이 유명하다.

* 히 13:14

Jakobspilger in Spe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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