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외식 外飾하는

조두환 2020. 5. 21. 16:42

짙은 안개속의 스위스 로만스호른 교회

 

이른 아침 몸단장 하고

예배당 앞자리에 나가

열심히 찬송하고 기도하며

회개하고 용서도 구한다

 

하지만 마음은 두고 왔다

험한 세상 살아가노라면

꼭 쥔 손 풀 새가 있나

스마트폰 창에라도 꽁꽁 매달아두었지

 

단추만 누르면 쏟아질

자판기의 음료수처럼

강같은 은혜 믿고 기다리며

주기보다 받기만을 좋아하는 

안개 자욱한 하늘길 헤쳐나갈 수 있을까.

 

 

 

 

'조두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블렌츠의 '도이체스 에크'  (0) 2020.05.23
외딴 마을  (0) 2020.05.22
기도  (0) 2020.05.20
빈손  (0) 2020.05.18
그릇  (0) 2020.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