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시간
내가 아닌 것 같은
낡은 사진 속의 나
환한 낮으로 멈춘 시간이
모든 걸 세월 속에 밀어 넣고
모습을 감추었나
볼은 쭈그러들고
눈자위 그림자 짙어만 가는데
사진 밖의 나는
가지도 오지도 않는
추억만을 붙잡고
바람 부는 언덕 위에서
이 저녁을 지키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