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시간

아버지

조두환 2025. 3. 31. 13:32

선진국의 어느 시립유치원에는

아이 스무 명 중 열여섯이 홀어머니 밑이어서

남자 선생 한 사람이 모두의 아버지가 되어 준다나

우리나라 초등학교에는 남자 선생이 너무 적어서

아래 학년 쯤이면 으레 여자 선생님 전부라니

가까운 장래에 아버지라는 족속이

공룡처럼 멸종해 버릴 거라는

UN의 세계 미래 보고서가 장난이 아닐 것같네

 

남녀로 편 가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오히려 둘을 고루 갖춘 양성적 인간이 이상이라는

새 시대의 논리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남자와 여자가 고루 분포된 사회에서

서로 다른 것을 알고 서로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져 사는 길이

고리타분한 간막이 이분법만은 아닐 것같은데

어찌하나 자꾸만 설자리를 잃어만 가는 아버지들

큰 것만 노리는 허황된 남자들이 자초한 일이라서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아 그 옛날 아버지의 모습이 그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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