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시간

빈손

조두환 2025. 2. 17. 23:49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삶의 길을 되짚어가노라니

온갖 잡동사니 속의 내가 보이네

꼭 필요하지 않는 것

하나둘 거둬내다 보니

마지막 남은 건 컵 하나 뿐이라던

철인 디오게네스를 생각하며

다시 보는 나의 빈손

이거 오므려 쓰면 되겠다 싶은데

개울가에서 물 마시는 견공을 보니

그마저도 소용이 없네

아 진정 먼저 버려야 할 건

내 안의 갈대 마음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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