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가 사 온 대추
어릴적 가을 이맘때면
어머니가 큰 함지에 사오시던
영락없는 잠밖* 능금인데
갤쭉하던 놈이 어찌 그리
동그란 아이주먹으로 변했나
줄기세포의 마술에 걸린 건가
아니면 푹한 여름이다가 싸늘한 겨울이던
변덕스런 계절에 대한
생명들의 반란인가
이제 주인 없는 뜨락에서
다시 정돈해야 할 어린 추억들
헤실 웃음으로 넘기기엔
환생한 세월의 쇠울음소리
너무나도 쨍하구나.
* '자하문밖'의 서울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