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물 위에 잠긴 노을

조두환 2022. 4. 4. 15:02

하늘에 걸려 있는

살바토르 성당*의 누각에서

무거운 오후가

깨진다

 

뜨거운 햇살이

도시의 물길로 내려와

낯선 세상의 수많은 낱말들과 더불어

그리움의 성을 쌓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마저 

고생대 공룡화석처럼

가슴에 품어 안고

흐른다

 

물위에 잠긴 노을

깊이 잠긴 적막

그 끄트머리에서

되살아나는 삶의 소리

오랜 꿈속의 시간들이

깨어난다.

 

* 벨기에 브뤼헤 시의 광장 남쪽에 자리한 고딕성당(12~16세기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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