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발걸음으로

보릅스베데* 1

조두환 2022. 4. 3. 17:28

트인 세상

언제나 거침없다

물이 고여

영혼으로 자라는

늪지대

북부독일의 평야

 

막막한 세상에 부대끼던

예술가들이

하나둘 짐을 싸들고 와

둥지를 튼 땅

나그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발길도 묶었다

 

꽃씨처럼 뿌려져

삶으로 피어난 마을

대지는 언제나

지친 길손의

눈시울을 적신다.

 

 

* Worpswede. 북부독일 브레멘 서북쪽에 위치한 예술가 마을.

프랑스 파리 근교의 바르비종을 본받아 19세기말 130명이 넘는

화가와 문필가들이 독특한 예술풍토를 이루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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