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코블렌츠의 '도이체스 에크'
조두환
2020. 5. 23. 13:34
라인강과 모젤강이 만나 흐르는
여기는 독일의 양수리
모퉁이를 뜻하는 ‘에크’ 때문에
만남이 더 오붓해서일까
물결은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통일 독일의 지존
황제 빌헬름 1세의 기마상이
호령하듯 내려다보는
수평선 저 멀리
하늘과 강물이 맞닿은 곶串은
모두가 하나 되는 기쁨의 축제장
그 옆으로 깊이 파인 계곡과
단단한 석영 암벽 위에
우뚝 솟은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는
로마 시대의 햇살과 바람 그대로
포도주 익어가게 하는
괴력의 두물머리 황태자 아니런가
비단 물결 넘실대는 하구는
끝과 시작이 모여 흐르는
역사의 인터체인지
줄지어 선 가로수들도 기꺼워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